요술봉을 휘둘러 미래를 바꿔줄 요정 지니는 세상에 없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흘러가는 현재 위에서 우아한 스텝을 밟아가며 마음껏 춤추는 일입니다. 그래도 걱정말아요. 언젠가 뒤를 돌아보면, 대부분의 사건들은 추억이라는 예쁜 이름으로 쓰일 겁니다. 더할나위 없이 서툰 모습, 못난 사랑이었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웠다고 다독일 날이 올 거에요.

바야흐로 마음껏 사랑주기 좋은 계절. 오늘은 사랑으로, 추억으로 쓰일 종로 공간 세 곳을 소개합니다.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추억을 함께 써내려가고 싶은 이들과 함께 방문하면 좋을 공간들로만 선별해 보았습니다. 종로 거리를 누비면서, 앞으로의 나날들뿐만 아니라 이미 지나간 소중한 마음들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라요. 더욱이 함께라면 말이죠.

고소한 차돌구이에 싸 먹는 달콤한 육회. 상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실 텐데요. 워낙 유명하지만, 유명하다고 방문하지 않으면 또 아쉬울 음식점입니다. 산더미같이 쌓인 배와 육회, 그 위에 노른자만 쓱쓱 버무려 먹으면 되는 푸짐한 ‘육회’가 인기 메뉴에요. 곁들여 나오면 쌈 채소와 싸 먹어도 별미지만, 고소한 차돌구이에 싸 먹으면 또 입안에서 폭죽이 터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테니.

백제 정육점의 단골 고객들이 내리는 평은, ‘항상 만족하는 맛집’. 그들에겐 ‘차돌반 육회반’에 ‘양념 밥’을 함께 먹는 것이 가장 인기 있는 조합이라고 하는데요. 달콤하면서 시원한 냉동 육회를 소고한 참기름 장에 찍어 먹다 보면, 낮이라도 소주 한 잔 곁들일 수밖에 없다고. 훌륭한 음식과 함께 사장님의 친절함으로 무장한 백제 정육점에 방문한다면 어떤 메뉴를 맛봐도 후회 없는 한 끼를 맛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식을 줄 모르는 인기 때문인지 손님들로 늘 북적인다는데요. 방문하기 전, 미리 전화주문하는 것은 필수.

종로 원남동의 숨겨진 맛집. 달콤한 디저트를 즐기고 싶다면 ‘드 엠(De M)’을 추천합니다. 그저 카페라고 칭하기엔 아쉽고, 제과 작업실이라고 명하면 딱 알맞은 곳이에요. 단 세 가지의 특별한 디저트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죠.

협소한 내부에 테이블 달랑 몇 개가 놓인 이곳은 깔끔한 우드 인테리어와 커다란 통창이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파티쉐의 고민이 녹아든 몇 가지 디저트에만 집중하며 휴식을 취하기 좋아 단골손님이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불필요한 소음들과는 거리가 먼, 매 계절에 따라 다채롭게 달라지는 디저트를 음미해 보고 싶다면 이번 주말 드엠으로 향해보는 게 어떨까요. 아, 참고로 매장 내 취식은 최대 2인까지만 가능하며, 오픈하는 일이 유동적이라 미리 인스타그램으로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

간단한 소품 몇 가지로 집 분위기를 발랄하게 바꿀 수 았다면? ‘일상의 작은 시작점’을 모토로, 우리가 쉽게 소비하거나 지나치는 일상을 하나씩 디자인해가는 브랜드 ‘덴스(THENCE)’의 오프라인 숍을 소개해 드립니다. 덴스(Thence)는 매 시즌 새로운 테마로 의류와 가방, 디자인 문구와 액세서리를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브랜드에요.

그야말로 레트로하면서 키치한 소품 천국. 일상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작은 소품들로 가득찬 오프라인 숍인데요. 마치 2000년대 초 미국 하이틴 영화에 등장할 것 같은 소품들은 우리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테니.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면 덴스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키치한 매력의 소품들로 일상에 특별한 분위기를 더해보길 바랍니다. 직접 방문할 여유가 안된다면 온라인 홈페이지를 구경해 봐도 좋겠네요!

추억이 돌아올 때도 있습니다. 요즘 들어 사람들이 오아시스, 뮤즈, 너바나, 라디오헤드 등의 노래를 다시 찾는 모습인데요. 그와 함께 우리의 어린 시절을 함께한 팝펑크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죠. 오늘은 팝펑크 퀸,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의 노래 Everybody hurts를 소개해 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치 오늘 소개해 드린 종로 소품샵, THENCE를 음악으로 표현한다면 이 노래가 아닐까 싶어요. 2000년대 초 하이틴 빈티지 감성을 가득 품고 있습니다. 톡톡 튀는 발랄한 노래를 들으며 설렘과 기대감을 품고 미래를 그렸던 우리의 어린 날 말이에요. 에이브릴 라빈 특유의 모험심 강하고 다소 활달한 이미지, 치어리더들의 합창이 연상되는 빠른 리듬, 그리고 폭발적인 가창력.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쩌렁쩌렁 노래 불렀던 어린 날을 추억하며 이 노래를 들어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