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마음이 편치 않을 때마다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다니려고 했다. 침실에서 거실로, 스타벅스에서 동네 카페로. 정작 마음이 똑같으면 거기서 거기인데 말이다. 둥지를 찾고자 요리조리 옮겨가며 방황하는 모습은 즐거워 보이는 듯 그렇지 않은 듯 퍽 기괴해 보인다. 돌아올 곳 없는, 길고 긴 낮이다.

바쁘게 움직이는 나에게 친구가 블랭킷 하나를 선물했다. 딱히 둘 곳 없다고 사양의 고개를 저었으나, 친구는 말없이 침대 위에 블랭킷을 깔아줬다. 풀썩. 그 위로 쓰러지듯 누웠다. 중력이 나를 잡고 끌어내린 듯 풀썩. 바스락거리는 블랭킷의 옆모습을 가만히 쳐다봤다. 그것은 마치 그윽하고 아련한 스위스의 풍경 같았다. 그리고 집. 곁에 있던 집, 내 둥지. 나는 꼼짝 않고 누워 낮잠을 청했다. 가끔 여기에 들려주면 그걸로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극세사 벨보아 양면 원단으로 부드러우며, 친환경 프린팅으로 인체에 무해하다. 몸에 길게 칭칭 감을 채로 영화를 봐도 좋겠다. 스위스 풍경이 담긴 한쪽 면 덕분에, 깔끔한 인테리어에서 포인트가 되어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