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남쪽 섬, 제주도를 떠올려 봅니다. 제주도의 바다는 마치 자연의 콘서트와 같죠. 고요한 해안선, 스며들어오는 신선한 바람, 이따금 집중하면 들리는 철썩이는 파도 소리. 마치 어떤 신비로운 이야기에 참여하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그래서 이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공간들도 더욱이 특별합니다. 제주의 멋을  그대로 간직한 채 탄생한 곳이 많거든요. 마당의 흙 한 줌 함부로 밟을 수 없는 노릇이죠.

한라산의 봄처럼 싱그러운 바다가 그립다면. 주저해왔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가까운 섬으로 떠나고 싶다면 가족,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하는 제주시 단기 여행을 계획해 보길 바라요. 지금이 제주도의 바다가 가장 깊게 푸를 시기거든요. 바다를 바라보며 취하는 휴식은 마치 오랜 기간 그리워했던 집에 돌아온 듯 안온함을 당신에게 선물할 겁니다.

애월 작은 시골마을 한 켠에 자리 잡은 맛집을 먼저 소개해 드립니다. 흑돼지 두루치기가 맛있는 제주 가정식 백반집, ‘단소’. 당일요리를 원칙으로 하루에 단 50그릇만 판매한다고 해서 빠르게 입소문을 탄 곳입니다. 국내산, 혹은 제주산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며 두루치기를 기본으로 갓 지은 흑미밥과 장국 그리고 매일 바뀌는 10첩 한상차림이 제공돼요. 흑돼지를 포함해서 모든 식사가 무한리필 가능한, 인심과 정 넘치는 식당이죠.

가수 '이효리'가 거주했던 곳을 새롭게 개조한 로컬 브랜드 숍이죠. '효리네 민박'에서 신혼집으로 소개되며 많은 분에게 알려졌으며, 방송 후 현재는 다양한 로컬 브랜드 숍이 입점한 복합 쇼핑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이름하여 제주 애월읍에 위치한 로컬 브랜드 스토어, ‘소길별하’. 제주 로컬 브랜드 창작자의 생각과 이야기가 담긴 다채로운 사물을 모아 선보이는 공간이에요.

핸드메이드로 제작된 디자인 용품부터 친환경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브랜드 사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다른 편집숍처럼 단순히 물건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느낌은 아닙니다. 그것보단 갤러리처럼 사물을 ‘전시’한 것에 가까워요. 주방을 거쳐 계단으로 올라가 테라스까지 둘러보는 동안, 제주 로컬 브랜드의 사물들이 자연스레 시선에 들어오죠. 타월, 퍼퓸, 키링, 캔들, 로션, 엽서 , 파우치, 의류, 카메라, 반려용품까지, 구경할 거리가 쏠쏠합니다. 그러나 이곳 역시 100% 사전예약제로 매시간 정해진 인원만 입장 가능합니다. 예약에 성공하신다면 마당에서 시간을 보내며 음료와 다과까지 꼭 즐기고 오시길 바라요.

제주시 내도동에 위치한 감각적인 공간. 음악과 술을 차분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내도음악상가’를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립니다. 패션 MD로 일을 했던 박준현 대표의 주거공간이었던 이곳은 취향으로 인해 많은 분들 역시 이용할 수 있는 레코드 바로 그 용도가 바뀌었다고 하죠. 덕분에 우리는 양질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LP 음악과 함께 이호테우 바닷가의 노을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