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플코트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논쟁이 있지만, 가장 일반적이라고 받아들여지는 유명한 일화를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더플코트의 ‘더플(Duffle)’은 벨기에 앤트워프 남쪽의 작은 도시의 이름에서 따와 네이밍 됐어요. 이곳에서 생산한 울 재질의 두꺼운 천은 보온이 잘 되고 질겨서 인기가 많았어요. 사람들은 마을의 이름을 따서 이 천을 그대로 ‘더플(Duffle)’이라고 불렀죠. 더플 소재는 동계용 외투를 만드는 데 많이 사용됐어요.

19세기 초 벨기에에 인접한 폴란드 군대는 이 ‘더플’ 천을 발견, 이것으로 만든 외투를 보급하기 시작합니다. 폴란드에서 만들어졌던 후드 일체형의 ‘프록코트(frock coat)’에 ‘토글(toggle)’이라는 작은 나무 재질 단추가 더해진 디자인! 우리가 아는 ‘더플코트’의 첫 등장이었죠. 

무작정 옷을 입기 전, 주력 아이템이 가지는 고유의 무드를 먼저 파악하는 것은 에티켓. 여기선 ‘클래식’한 글로버올의 더플코트가 주인공. 코트가 가지는 특유의 이 고급스러움과 시크함은 남기되, 저만의 색깔이라고 할 수 있는 ‘펑크’를 가미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 조금은 하이엔드한 느낌도요.

얼핏 보면 지브라 패턴이 떠오르는 핑크 탑, 기하학적인 패턴에 되려 겁을 먹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절개와 링클 디테일이 포인트인 화려한 크롭 후드을 함께 매치해 버렸어요. 함께 유니크하니, 이상하게 부담도 덜어지고 더욱 재밌어지는 느낌.

벨트는 참 다재자능합니다. 허리 선의 역할로써 다리가 길어 보이게 해주기도 하고, 동시에 상의의 크롭한 실루엣을 강조해 주는 기능도 있으니까요. 독특한 디자인이면 제 발로 포인트가 되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후드의 크롭한 디자인뿐만 아니라, 하의까지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로 쓰였네요! 더플코트와 합이 맞는 컬러의 데님은 코트 특유의 클래식함을 이어주는 것이 특징.

유니크한 아이템이 끌리는 이유는, 한 가지 아이템에서 여러 가지 심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터. 가령 이 디스트로이드 디테일이 재미있는 스퀘어토 앵클부츠를 볼까요. 앵글부츠, 그 자체로는 클래식하고 시크한 아이템이지만, 토의 실루엣이나 디테일을 보면 펑크함을 살짝 머금고 있네요. 믹스매치를 위한 재료로 안성맞춤.

남녀노소 입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더한 것은 미니 토트백. 위트 있는 동시에 성별 제약 없이 누구나 입었을 때 다 잘 어울리는 중성적인 룩이 탄생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