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도 덥지도 않은 바야흐로 6월입니다. 날이 좋아서 사람들 만나기 바쁜 계절인데요. 새로운 만남도 좋지만, 늘 옆에서 나를 응원해 주는 소중한 단짝 친구와 사랑스러운 가족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되지요.

소중해서, 너무도 당연한. 그러나 그 당연한 시간을 내어주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취향을 넘어 취미까지 비슷한 그들과 함께하기 좋은, 조용한 성수 데이트 공간 세 곳을 소개해 드립니다. 유난히 바쁘게 흘러가는 동네 성수이지만, 이 공간들만큼은 느림의 미학을 자랑합니다. 북적거릴까봐 걱정 말고 마음 편히 다녀오시길. 

옵스큐라는 인류가 최초로 발명한 카메라의 이름이죠. 옵스큐라가 가지고 있었던 그 단순함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것이 갤러리 컨셉의 셀렉트샵 ‘옵스큐라’입니다. 미니멀리즘과 심플리시티를  아트와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확장하고픈 염원으로 만들어진 공간이지요.

시간이 유난히 빠르게 흘러가는 성수동에 홀로 느릿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갤러리에 방문한 것과 같은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에 깔끔하게 배치된 옷들. 감각적인 편집샵의 정석 같은 곳이기도 한데요.

스튜디오 니콜슨, 브라운야드, 마티스더큐레이터, 그리고 자체 PB브랜드인 'youth' 까지. 이 외에도 옷 아래쪽에 배치된 아이웨어, 슈즈, 넥크리스, 매거진 등 액세서리들이 공간에 생기를 더하고 있어요. 디렉터의 안목으로 엄선된 아이템들은 조기 품절이 되기 십상. 그야말로 옷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수 필수 코스입니다.

골목길에 위치해서 성수 치고는 유동인구가 적은 이곳. 통유리창으로 된 깔끔한 가게 외관부터 범상치 않았는데, 여기가 바로 아는 사람들만 아는 커피 맛집, ‘베티버’입니다. 블랙과 화이트가 고급스럽게 어우러지는 미드 센츄리 인테리어를 자랑하는데요.

꾸덕꾸덕하고 꼬숩한 진한 ‘흑임자크림라떼’가 시그니처. 그 외에도 아이스크림, 크로플, 휘낭시에 등 다양한 라인업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더욱이 메뉴 하나하나 소개해 주는 사장님의 친절함까지. 내부가 그리 넓은 편은 아니나, 외부에도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 따뜻한 햇살을 누리며 커피를 여유롭게 누릴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공간을 가득 메우는 부드러운 배경음악에 취해서 책 한권 읽고 왔답니다.

‘이 골목에 레스토랑이 있다고?’지도를 따라가며 의문이 드신다면 잘 찾아온 것입니다. 청담 밍글스 출신의 김도연 오너 셰프가 자신의 이름에 ‘섞는다(mix)’를 섞어 탄생한 레스토랑, ‘도믹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한식을 재해석해서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컨템프로리 한식 다이닝 바입니다. 한식을 베이스로 일식, 양식 등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재료와 조리법으로 조합하는 것이 컨셉이죠.

톤 다운된 브라운 테이블에 대비되는 옥색 의자가 매력적인 공간. 감자전, 으깬계란, 육회, 수육 등 모든 메뉴에서 작품을 보는 것과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데요. 모든 메뉴가 새롭고 평소에 맛볼 수 없는 감각적인 맛입니다. 이렇게 독특한 요리에 와인 페어링, 두말할 필요 없이 소중한 시간이 될 겁니다.

우연히 알게 된 미국 인디 뮤지션, ‘롤랜드 파운테(Roland Faunte)’를 몇 년째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잔잔하게 속삭이는 그의 음성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평온한 꿈을 꾸는 것 같은데요. 역시나 음악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화려한 스킬이나 기교가 아닌 노래하는 ‘진실한 마음’이라는 걸 깨닫게 하는 목소리입니다.

Levers, Lake, Happy life 등 추천하고 싶은 노래가 너무나 많지만, 오늘 EGOZINE에서는 ‘Hand over hand’를 택했습니다. 흔들리며 어지럽게 걸어도 결국 살아가는 이유는 소중한 너 때문이라고 전하는 노래에요. 오늘 EGOZINE을 보고 함께 데이트 하고 싶은 소중한 사람이 떠올랐다면, 이 노래를 꼭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