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cci - Adidas

"규칙적이란 말은 결국 지루함과 동일합니다."

지금의 구찌는 어떠한 질서도 규칙도 없습니다. 오직 무질서에서 오는 아름다움만이 존재하죠. 백화점에서 비싼 돈 주고 산 화려한 원피스와, 할머니 옷장에서 갓 꺼낸 촌스러운 조끼를 함께 껴입습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정의해온 '완벽한 상태'를 깨부수는 불순수한 마음이 구찌에겐 있습니다. 부르주아들이 누리는 특권, '구찌'가 전 세계 모든 이들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아디다스'와 손을 잡아버린 것처럼요. 

Martine ROSE

요즘 신인 걸그룹, '뉴진스' 정말 핫하죠. 뉴진스의 노래 'attention'의 무대를 보면 EGOZINE 구독자들이 알고 있을 만한 하입한 브랜드의 아이템들이 보이는데요. 컬러풀한 풋볼 티셔츠, 짧은 길이의 트랙팬츠, 그리고 코르셋 탑에 농구 팬츠를 입어주는 등. 요즘 유행하는 '유니폼 룩'의 정석입니다. 청순한 긴 생머리를 흩날리며 '상큼한 스포티 스타일'을 개척하고 있는 듯 보여요.

Fear of GOD

하이엔드 패션에서 '스트릿 브랜드 3대장'이라고 불리는 세 브랜드들이 있지요. 물론 각자 정하기 나름이겠지만, 아무래도 그 세 브랜드의 수장들이 서로 절친한 사이라 이런 키워드가 붙은 것 같아요. 아무튼, 보통 그들을 버질 아블로의 '오프 화이트(Off-white)', 칸예 웨스트의 '이지(Yeezy)', 그리고 마지막으로 '피어 오브 갓(Fear of god)'이라고들 합니다. 여기서 마지막 피어 오브 갓은, 한국에서는 '피오갓'이라는 애칭으로 많이 부르기도 하지요.

David Koma

"내가 디자이너가 되지 않았더라면 아마 운동선수가 됐을 것이다."

디자이너 데이비드 코마(David Koma)의 가족들을 소개합니다. 프로 테니스 선수인 형, 전직 체조선수인 어머니. 어릴 때부터 특정 분야에 안겨 살면, 영감의 원천이 정해진 거나 다름없겠죠. 매 컬렉션마다 온갖 스포티한 장치들이 꾸준히 등장하는데요.

운동할 때 입는 이런 기본 티. 하나쯤은 다들 가지고 계실 텐데요. 멋있게 꾸며 입기 어려운 옷이라고 생각했을지라도, 현실적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느낄 겁니다.  

'운동복'스러운 간결한 디자인의 티셔츠. 여기에 레더 소재의 후드 베스트를 매치해 입체감을 살려주고, 유니크한 팬츠까지 더해보는 겁니다. 전반적으로 어둡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친다면, 모노톤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스트라이프 머플러로 포인트를 줘보세요. 신발 또한 무난한 운동화보단, 화이트의 깔끔한 부츠를 선택해 볼것. 

Dior

"나는 꽃 같은 여성을 디자인한다."

'우아함'이라는 키워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브랜드가 무엇일까요. 이 질문 하나라도 패션 좋아하는 사람들은 갑론을박할 텐데요. 소신껏 의견을 전해보자면, 저는 전쟁으로부터 억눌렸던 표현의 욕망을 '뉴룩'으로 한 번에 폭발시킨, '디올'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곡선을 강조하는 A라인, H라인, Y라인, 펜슬 스커트 등은 아주 로맨틱하면서, 사랑스럽고 또 우아해요.

우아한 선과 형태를 위하여 지금까지도 코르셋을 고집하는 디올이지만, 올해 FW시즌에는 조금 색다른 매력을 드러냈는데요. 기술의 진보에 따른 시대 변화에 앞서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형태의 '뉴룩'에 도전했습니다. 디올을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 (Maria Grazia Chiuri)는 컬렉션 발표 이전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하여 입을 열었습니다. "그런 침공 이전에도 우리는 코로나19라는 또 다른 전쟁을 겪었다. 그래서 어려운 시기에 아름다움과 미학을 포함한 보호용 패션을 탐구했다." 디올은 몸이 좀더 편안할 수 있는, 기능적이고 스포티한 디테일을 가미했습니다. 풋볼 어깨 패드, 에어백 코르셋, 바이커 재킷, 그리고 레이싱 글로브 등.

Aime Leon Dore

"스포츠 이면의 아름다운 미학. 이것이 희석되고 있는 것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

요즘 트렌드에 으름장을 놓듯 육중한 존재감을 뽐내는 브랜드, '에임레온도르(Aime Leon Dore)'. 창립자 테디 산티스(Teddy Santis)는 90년대 유년기 시절 영향을 받은 ‘그래피티’, ‘브레이크댄스’, ‘디제잉’, ‘농구’, ‘힙합’ 문화를 옷으로 풀어내는데요. 특히 농구 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래리 존슨’ 같은 이들이 캠페인 요소로 자주 등장할 정도죠. 

Wales Bonner

마침 아디다스의 전성기가 다시 돌아온 요즘. 이보다 시기적절하며, 또 매력적이기까지 한 브랜드가 어디 있을까요. 지난 2016 LVMH 프라이즈의 우승을 거머쥔 이후 꾸준히 70년대 바이브와 흑인 및 섹슈얼리티 등을 이야기하며 인상 깊은 행보를 걷고 있는 브랜드, '웨일스 보너(Walesbonner)'. 무척 소량 발매되기에 구매가 어려워 안달이라는, 팬층이 두터운 브랜드이죠.

Anna Sui

이렇게 입고 다닌다면, 축구는 모르긴 몰라도 분명 기분은 좋을 겁니다. 친구가 좋아하는 구단의 유니폼을 수집하는 것을 보고, 비싼 명품 하나 없더라도 그런 유니폼 하나 잘 입고 다닌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부러워한 적이 있어요. 편안함이라는 기능에 충실하며, 심지어 숫자와 알록달록한 엠블럼으로 담백하게 시선을 끌며, 무엇보다 입는 사람이 누구보다 기분 좋게 입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진짜 고수들은 전혀 다른 분위기의 옷을 매치하여, 스타일링의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리는 법. 스포티한 느낌이 가득한 유니폼 로고 티셔츠에, 아우터로 블레이저를 선택해 보는 겁니다. 여기에 귀여운 체크쇼츠와 롱부츠를 더하면 갑자기 캐주얼하면서 고급스러워지죠. 느낌을 잘 살려줄 베이지 톤의 퍼 캡으로 포인트를 주고, 셔츠 디테일의 백으로 재미있는 위트까지.  

여기서 핵심은 속칭 '운동복'의 뻔한 이미지를, 평소에 즐겨 입는 데일리한 아이템과 매치해 반전 매력을 과시하는 것. 언밸런스한 스타일링이 오히려 쿨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