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는 달짝지근했다. 꾸덕한 색감에 앙증맞은 체리, 그리고 불량식품 같은 이미지는 근사하기도. 어떻게 항상 이렇게 깜찍한 모습이냔 말이다.

취향 한번 기괴하다 놀릴지라도, 이 감성만큼은 도통 미워할 수가 없다. 사실 처음 눈길이 간 순간부터 나는 비로소 확실한 취향 하나가 생긴 셈이었다. 물결치는 젤리를 한 입 베어 물 때면 몇 번이고 웃고 장난치는 어린아이가 된다. 요상한 케이크 하나에도 나를 행복하게 하는 목소리가 숨어 있다. 이렇게 하찮은 핑크빛 풍경조차 나에겐 소중한 기적이었다. 참으로 기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