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따뜻해지는 날씨에 마음만큼은 벌써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근처 산책을 나가는 분도, 바삐 여행 계획을 짜고 계시는 분, 그리고 새로운 동네를 찾아 나서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포근한 햇살에 내려앉는 지금이 바로 서울 탐방 최적기죠. 굽어진 골목 사이사이로 돌아다니며 일상 속 힐링을 만끽하기 안성맞춤인 계절이 왔습니다. 

이 계절을 기쁘게 맞아 마치, 보석함 속에 꽁꽁 숨겨뒀던 반지를 꺼내듯 아껴뒀던 ‘동네’ 하나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봄, 자연, 그리고 역사가 공존하는 주거 동네인 ‘은평한옥마을’이에요. 아름다운 북한산 풍경과 어우러져 더할 나위 없는 추억을 선사해줄 공간들. 그림 같은 풍경에 한 번, 맛있는 커피와 음식에 두 번 놀라는 그 주인공들을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해 주시길. 

음료와 디저트, 브런치를 세트로 판매하는 이곳, ‘1인1상’. 쉐프의 특별한 브런치를 하루에 2가지씩 선 보이는 공간인데요. 한 사람 앞에 한 상씩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담음새까지 고려해 손님을 맞이하는 정성이 돋보이는 곳입니다. 북한산 전경이 보이는 통창 건물에서 동서양을 접목한 퓨전음식을 선보이는데, 이곳의 모든 요소가 다 구경거리라죠. 김상인 작가의 백자 그릇, 최성우 작가의 젓가락, 김상인 작가의 고족접시, 그리고 한쪽 벽면에 가득히 걸어둔 양병용 작가의 소반까지. 그야말로 예술품과 함께하는 식사에요.

1인1상의 모든 ‘오늘의 식사’ 메뉴는 훌륭하지만. 그 중에서도 부드러운 감자와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인 ‘그릴에 구운 안심 스테이크’, 그리고 겉을 바삭하게 튀긴 소프트 쉘크랩이 올라간 오일 파스타인 ‘소프트 쉘크랩 블랙페퍼 파스타’가 추천 메뉴.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북한산 전경과 밀도 높은 음식의 감도를 보면 여기가 진짜 다 가진 맛집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 물론 인기가 있는 만큼 예약은 필수라네요.

우연히 들렸다가 기분 좋게 머물다 간 카페, ‘로맨티카’. 이름만큼이나 편안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크진 않지만 군데군데 신경 쓴 동화같은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공간이에요. 이곳의 소품 하나하나가 얼마나 귀여운지, 마치 아늑한 다락방 같은 느낌을 선사합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돌체 드레체’커피와 ‘생크림 잉글리쉬 머핀’. 그러나 이곳을 방문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비록 1층이지만 전면 통유리로 개방감있고, 북한산과 한옥마을이 함께 보이는 황홀한 뷰를 자랑하기 때문이죠. 방문한 사람들의 평은, 복닥복닥한 공간이되 풍경이 한없이 아름다워서 오래 머물고 싶은 곳.

병풍처럼 펼쳐진 북한산 자락과 함께 은평한옥마을은 오랜 역사와 향취를 더한 명소들이 많아요. 그중 ‘삼각산금암미술관’은 은평한옥마을 주변 명소로 입소문이 난 곳이죠. 삼각산금암미술관은 은평구청이 전통문화 속에서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미술관입니다. ‘한옥 속 미술관’이라는 콘셉트로 한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요.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이어진 공간은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꾸며져 있는 미학적 공간들이 눈을 사로잡습니다. 1층 사랑방은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고 2층은 기획 전시 공간으로 은평미술협회 중견, 원로 작가의 다양한 작품 활동을 눈여겨볼 수 있는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어요. 작지만 예스러운 한옥으로 지어진 공간이라 더욱 특별한 곳. 은평한옥마을에 간다면 잊지 말고 방문해 보시길.

현란한 전자 음악이 아닌, 맑고 청아한 가야금 소리. 바이올린이 낼 수 없는 밀어 올리는, 흘러내리는, 구르는 그 모든 소리를 가야금이 낼 수 있다고 하죠. 현 하나를 튕기는 투명한 소리에 감정을 담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가야금 곡은 한없이 평화롭기도, 다른 땐 한없이 구슬프게 느껴지기도 하죠.

오늘은 특정 노래가 아닌, 가야금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해 드립니다. 글을 쓰고 있는 에디터 역시 이 플레이리스트를 듣고 있는데요. 당장이라도 은평한옥마을에 1박 2일로 놀러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어쨌든, 퇴근하실 때 들어보세요. 따뜻한 한옥집에서 유유자적하며 안온하게 살아가는 제 모습을 상상하게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