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보면 글을 쓰는 직업이지만. 글을 쓰면서도 개운치 않는 시기가 있다. 특히 마음이 붕 떠서 자리 잡지 못하고 서성일 때면 하얀 종이에 메워지는 것은 어조가, 어미가, 절이, 문장이 아니다. 떳떳지 못한 상태를 교묘히 숨기는 어휘, 치장하는 수사들. 거짓된 문장을 쓰는 과정은 곧 나를 부정하는 것과 같았다. 자판을 두드린다는 그 기계 같은 움직임 위에서 탄생한 문장들은, 그렇게 직선 위에 불안정하게 서 있었다. 

당시에 썼던 글을 지금 읽어보면 뭐랄까. 하얀 종이 위에 아우성쳤던 작은 소녀의 목소리가 아른거리는 느낌이다. 어른이 되어 가는 소녀의 얼굴이 얼룩진 문장 위로 겹쳐 보이면서. 굳이 들춰보지 않으려고 줄곧 미뤄냈던 삐뚤빼뚤한 얼굴. 묻고는 한다. 나는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일까. 윤동주는 시를 쓰며 순수했던 자아를 찾아갔는데. 그럼 나는? 그땐 그게 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행잉화분을 함께 걸어 단조로운 공간안에서 포인트가 되는 ‘유라이크왓(YOULIKEWHAT)’의 의자 모듈 선반. 잡지나 일기장 같은 책을 걸기 좋다. 아래쪽 선반판은 6가지의 아크릴 색상중 구매자의 취향 또는 공간의 느낌에 따라 택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와닿는 구절에 줄을 긋고 종종 사진을 찍기도 하며 찰나에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기록하기도 한다. 그러나 책은 어떻게 읽는지도 중요하나, 무엇을 읽는지도 꽤나 중대한 사안이다. 내 상황에 맞는 책을 잘 선택해야 한다고 느낀다.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그 시절에 읽는 책은 삶을 있는 그대로 느끼게 해주며 뼈저린 말을 전해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지만. 반대로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쓴소리의 채찍질 정도밖에 안될 수 있거든. 후자일 경우, 직접적인 꾸중은 피하고 너그럽고 보듬어줄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한 법이다. 고작 책 한 권이라도 작은 세상을 짧은 시간에 음미하는 일이기에, 따라서 더더욱 세상을 받아들일 제 마음을 먼저 열어서 보아야 하는 것이다. 

선반과 알루미늄 튜브로 만든 모듈식 벽시스템이다. 15cm깊이의 작은 공간에 많은 책, CD, DVD 등을 보관할 수 있을 터. 깔끔한 사각형 모양으로 사용자마다 창의적인 디자인을 수성할 수 있다. 벽에 나사로 고정하는 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