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강력한 바람이 있습니다. 언제나 마이너함을 누릴 것. 글쎄, 엠비티아이로 치면 INFP이어서일까요. 유명하거나 트렌디한 문화는 끌리지 않더군요. 향수 하나를 사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으면서 내 취향인 것’을 고릅니다. 참, 이상한 청개구리 심보입니다. 

어쨌든, 올봄 저의 위시리스트에 안착한 이 향수도 그리 알려진 향은 아닙니다. 브랜드 메모(Memo)의 자낫 오드퍼퓸(Jannat Eau De Parfum). 이슬람의 낙원을 뜻하는 '자낫'이라는 이름을 지닌 이 향수는 밝고 건강한 자몽 향, 오렌지 블라썸 앱솔루트의 톡톡 튀는 향기에 새콤한 생강향이 더해져 이국적인 향기를 표현합니다. 쌉싸름한 시트러스 향에서 시작하여 부드러운 머스크로 마무리되는 향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두근거릴 수밖에 없었죠. 향기의 구성이 굉장히 복잡하고 섬세해서, 시향지와 착향의 차이가 굉장히 큰 편입니다. 이 신비로운 매력 덕분에 더 끌렸네요.

사실 이 옷은 얼마 전에 저의 위시리스트에서 ‘구매리스트’로 옮기긴 했습니다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루에도 서너 번 씩 흘끗거리면서 품절될 까봐 마음 졸였던 아이템이었거든요. 한 달에 한두 번쯤은 나를 위한 선물을 줘도 괜찮을 거야, 자신을 설득하며 구매했습니다. 30일부터 예약 발송이라는데요. 그날만을 또 손꼽아 기다리고 있네요.

오프숄더 반팔 티셔츠와 베이직한 디자인의 슬리브리스가 세트입니다. 서로 다른 소재가 레이어드되어 굉장히 오묘한 분위기를 풍기는데요. 발레복에서 영감을 받아 가슴 중앙 턱 디테일과 부드러운 새틴 소재가 포인트입니다. 티셔츠와 슬리브리스가 분리도 된다고 하니, 취향에 따라 각각 단독으로도 착용할 수도 있겠네요. 여러모로 매력적인 아이템인 것 같아요.

저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매 순간 음악과 함께하죠. 기상할 때, 일할 때, 산책할 때, 씻을 때, 심지어 화장을 할 때도 음악을 놓지 않습니다. 

유튜브 뮤직을 틀면 요즘 부쩍 시대가 반복된다는 것을 느낍니다. 음악 트렌드가 돌고 돌아 새롭게 재창조되기도 하고, 옛 모습 그대로 주목받기도 하는 것 같아요. 아버지가 듣던 음악을 어린 친구들이 각자 색깔로 커버하고, 옛 감성을 담은 비트를 기반으로 아이돌들이 활동하기도 하죠. 세대를 아우르는 연대감이 삶의 요소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모습입니다.

턴테이블과 레코드판도 그런 면에서 구매를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현재와 과거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언젠가 생길 저의 소중한 가족들이 지금 제가 모을 레코드판들을 보며 현재의 저를 상상하길 바랍니다. 작지만 아늑한 공간엔서 애틋하게 음악을 감상하던 지금의 저를, 레코드판들은 기억해 줄 테니까요!

위시리스트는, 말 그대로 위시(wish)리스트니까요. 최근 들어 캠핑이라는 문화에 푹 빠진 저는 ‘캠린이’ 주제에 비싸고 예쁜 텐트만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가장 갖고 싶은 텐트 1순위가 바로 이 ‘더 캠퍼 이그니스 L 쉘터 2023 버전’이에요.

멀리서 보면 그리스 로마시대의 커다란 돔형 건물 같은 위엄을 자랑하는데요. 층고가 높아서 답답하지 않고 탁 트인 개방감을 갖춰서 구성이 짜임새 있습니다. 또한 메쉬 소재라 여름에도 통풍이 잘 된다고 하죠. 어마무시한 가격만 아니면 당장이라도 구매했을 겁니다. 창 너머로 풍경을 바라보면서 시원한 하이볼을 맛고 싶네요. 아, 물론 지금은 현실과 타협하여 다른 브랜드의 텐트를 알아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