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할 수 있는 일들은 크게 보면 의식주입니다. 입고, 먹고, 특정 공간에서 일상을 보내는 거죠. 그저 살기 위해 먹는다고 말하는 누군가도 있지만, 사실 우리는 의식주에 가장 진지한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가장 중요하거든요. 하루의 토대를 지탱하고 있는 이 의식주라는 생활을 통하여, 우리는 가장 현실적으로 즐겁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어요.

멋진 옷을 차려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사람과 좋은 공간에 방문한다는 단순하지만 황홀한 이야기. 보다 색다른 의식주를 누려보고 싶은 여러분에게, 컨셉있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용산역 공간들을 소개합니다. 한옥 동굴에서 마시는 커피한 잔, 배를 두둑이 채워줄 한식, 그리고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 숍까지. 길고 긴 낮을 보내고 싶은 여러분들을 위하여.

기찻길과 노들섬 사이의 골목길에 들어서면 옹기종기 가정집들이 모여있는 데요. 그 가운데 특별한 공간이 숨어있습니다. 작년 여름에 오픈하여, 독특한 컨셉으로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이들의 핫플레이스 리스트에 오른 곳. ‘ALL DAYS SEVEN’을 줄여 만든 카페 ‘올딧세’입니다.

동굴 속 돌을 활용하여 구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제주도의 정겨운 미를 가미한 감각적인 내부 인테리어. 모던과 인더스트리얼 무드의 카페가 판을 치는 요즘, 이렇게 자연에서 해답을 찾은 공간이 귀하여 더욱이 특별하죠. 등받이가 있는 좌석에서 마시는 정갈한 커피 한 잔, 그리고 시그니처 디저트 메뉴인 바닐라 피치까지.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의 표본입니다. 아, 물론 약간의 웨이팅은 필수.

멋스러운 한옥 외관을 자랑하는 ‘미미옥’. 용산역 1번 출구에서 5분 정도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유명한 맛집이죠. 매일 오전 닭, 소고기, 버섯을 따로 육수 내어 블렌딩한 맛있는 육수와 우리나라 허브라고 불리는 방아잎을 사용한 ‘샤브샤브’를 메인으로 제공하는 곳이에요. 물론 샤브샤브보다 한국식 쌀국수가 더 유명하긴 하지만요.

모든 음식이 맛있습니다. 에디터는 샤브샤브와 돌미나리 육전튀김, 그리고 시그니처 주류 매실 하이볼을 주문했는데요. 한우와 버섯으로 깔끔한 감칠맛을 살린 뜨끈한 샤브샤브 국물에, 반대로 시원한 매실 하이볼을 마시니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더군요. 웨이팅이 항상 있는 맛집으로, 오픈런을 추천하지만. 설령 늦게 도착했다고 하더라도 메뉴 고르다 보면 금방 차례가 다가올 겁니다. 

“굿바이 마켓에서 다루는 모든 제품에는 사람과 동물, 그리고 지구를 위하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Good bye’가 아닌, ‘Good Buy’입니다. ‘착한 소비’라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굿바이 마켓(GoodBuy)’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에요. 일반적인 소비와 작별(Goodbye)하고, 좋은 것(Good)을 사는(Buy) 소비활동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하는 브랜드죠. 편안하고도 따뜻한 분위기의 공간으로, 누구나 굿바이 마켓에서 색다른 가치소비를 경험해 볼 수 있어요.

칫솔 몸통이 대나무로 이루어져 생분해되는 ‘대나무 칫솔’, 연희동의 전통 방앗간인 ‘경성참기름’, 그리고 좁은 닭장 대신 자유롭게 방사해 키운 닭이 낳은 삼초마을의 ‘동물복지유정란’ 등. 지역 상생이나 동물 복지 등 다양한 가치를 담은 제품이 즐비해 있는데요. 덕분에 주민들이 아이나 반려견과 함께 방문해 간식거리나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평소에 ‘가치소비’에 관심이 없더라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로 가득한 영감의 공간이니 기대를 안고 방문해 봐도 좋겠네요.

요즘 jpop 인기 많죠. 커버 영상도 참 많이 나오던데요. 오늘은 제가 미미옥에서 웨이팅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접속한 유튜브 쇼츠에서 발견한 아티스트를 소개해 드립니다. 무려 95년생으로 무려 중학생 때부터 작곡을 한, ’아이묭(あいみょん)’이에요. 일본의 노래나 아티스트를 좋아한다면 이름이나 ‘사랑을 전하고 싶다던가’라는 대표곡 하나쯤은 들어봤을 법한 가수죠. 

지금 소개해 드리는 노래, ’너는 록을 듣지 않아’는 시작부터 흘러나오는 기타 소리, 조금 거친 톤의 보컬에 반해서 듣자마자 좋아하게 된 곡입니다. 아이묭은 기본적으로 노래 스타일을 록으로 유지해 오는데요. 록이라는 장르를 듣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노래가 닿을 수 있기를 바라며 쓴 곡이라, 굉장히 직설적이면서도 솔직한 가사가 매력이에요. 때로는 화자의 시점을 남자 입장으로 작사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참 인상적이죠. 개인적으로 한국에서도 이렇게 록 기반의 밴드가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는 바람입니다. 어쨌든, 즐겨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