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특별한 날에도 편지하는 일이 크게 줄었지요. 그래도 저는 꼭 전하고 싶은 진심이 있다 하면 받는 사람도, 쓰는 사람도 부담 없는 정도의 마음을 담아 글을 작성하곤 합니다. 

그런데 진심이 들어간 편지는 첫 시작이 비장해지곤 하죠. 지금도 첫 문장을 지웠다, 썼다 길게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데요. 한 해의 끝자락에 놓인 요즘, 저희가 느껴왔던 이 벅찬 감사함을 그대로 담을 문장은 무엇인가 싶은 고민에 계속 멈추게 됩니다. 이번 편지에선 몇 번의 퇴고를 거칠지는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조금 이른 연말 인사, 감사 인사를 꼭 전해드리고 싶어 이렇게 편지 한 통을 씁니다.

지금으로부터 딱 4개월 전이죠. 나의 'EGO'를 찾아가는 서비스인 EGOZINE이 세상 밖으로 처음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준 여러분들 덕에 이제는 2000명의 구독자분들께 저희의 콘텐츠를 전할 수 있게 됐는데요. 일주일에 한 번 발송되던 콘텐츠는 꾸준한 응원에 힘입어 일주일에 세 번 여러분을 만나 뵐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어요.

되돌이켜 보면 지난 4개월은 여러분의 EGO를 찾아 나서는 여정이기도 하였지만, EGOZINE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저희 서비스에 일찍이나 관심을 가져준 여러분 덕분에 기획부터 제작까지 그 모든 게 가능했죠. 꾸준한 사랑과 진심 어린 피드백은 더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고야 말겠다는 추진력, 소중한 거름이 되어 지금의 EGOZINE을 키워냈습니다. 그런 면에서 여러분들 또한 저희 STYLE EGO 팀원이나 다름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EGOZINE을 보고 있으면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를 계속해서 고민해 보게 되는 게 너무 좋네요', '우연히 발견한 EGOZINE인데, 덕분에 제 취향을 선명하게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등의 피드백을 받으면 그날은 팀원들의 입가에 웃음이 끊이질 않는 날입니다. EGOZINE을 하나씩 읽어 나가는 그 작은 습관들. 쌓이고 쌓여 어느새 각자의 '취향'을 발견하는 걸 넘어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게끔 도우는 것이 곧 STYLE EGO팀의 목표이기 때문이에요.

2021년, 누구에게나 매일 좋은 일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삶은 우리를 기쁘게 하는, 혹은 속상하게 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다는 건 크나큰 행운인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감성으로 일상을 채워두면 누구보다 현재를 즐길 수 있을뿐더러, 지칠 때는 마음을 다독여주는 치료제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EGOZINE은 앞으로도 다수의 유일무이한 선택지들을 던지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그저 마음의 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어요. 감동을 받는 영역이 특정 브랜드일 수도, 스타일일 수도, 혹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애매한 심상일 수도 있지만 뭐든 좋습니다. 아주 미세한 울림일지라도, 그 작은 취향들이 모여 '나'라고 불리니까요.

패션, 향기, 음악, 그리고 몇몇 잊을 수 없는 공간들. 어려분을 행복하게 하는 '취향'으로 둘러싸인, 우리 모두의 STYLE EGO를 찾아가는 즐거운 여정에 함께해 주셔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편지를 통해 저희의 간절한 진심이 조금은 전달되었길 바라요. 보름 남은 2021년, 좋았던 시간과 아쉬웠든 순간들 모두 감싸고 토닥이며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모두 행복하고, 또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