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affected.co.kr)

2015년에 출범한 어반 캐주얼 브랜드, Unaffected(언어펙티드). ‘영향을 받지 않는’이라는 뜻을 가진 언어펙티드는 말 그대로 어느 시대 트렌드에 구애받지 않는, 유행보다 심미성과 기능성을 우선하는 옷을 제작합니다.

‘Greater simplicity, but with some fun(단순하지만 익살스러운 것)’이라는 슬로건과 꼭 닮은 위트 있는 옷. 도회적이며, 동시에 기능적이고, 입기 쉬운 옷들이죠. 언어펙티드가 말하는 ‘단순함’이란, 인간과 가장 밀접한 물체인 ‘옷’의 본질적인 기능인 편안함을 의미합니다. ‘재미’는 자신의 표출하는 매개 수단으로써 옷의 역할이에요.

언어펙티드의 모체는 ‘라이어트(Riot)’라는 회사입니다. 라이어트를 설립한 이동기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즉 ‘재미있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여기서 놀라운 것은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아는 스포츠웨어 브랜드 ‘이스트로그’가 언어펙티드와 같은 회사 소속이라는 점.

아웃도어 디자인에 기반을 두고, ‘기본기’를 중시한다는 면에서 공통점을 가지는 두 브랜드이지만, 이스트로그는 1900년대 초중반을 모티브 삼아 옛것을 재해석하여 현대적으로 풀어낸다면 언어펙티드는 그런 제약 없이 어떠한 소재든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가령 이스트로그는 수납 기능이 있는 포켓이 오픈되거나 접히는 방식이라면, 언어펙티드는 스트링으로 포켓을 늘리거나 줄이는 형태죠.

회사 라이어트는 자사의 두 브랜드(언어펙티드, 이스트로그)를 함께 전시하는 플래그십 스토어(프레이트)를 운영하고 있어요. ‘프레이트’는 브랜드 언어펙티드와 이스트로그의 매력을 모두 아우르는 공간입니다. 실버, 그레이, 블랙 컬러로 통일된 배경에, 김동길 디렉터가 직접 셀렉한 음악이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것이 관전 포인트. 스테인리스, 스톤 등 브랜드 무드에 맞는 소재로만 담백하게 구성된 감각적인 공간이에요.

비슷한 듯 다른 가치를 지향하는 두 브랜드의 차이점을 몸소 느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원단’에서 큰 차이를 느꼈는데요. 이스트로그가 천연 면 소재에 오일을 입혀 방수기능을 구현한 소재를 사용한 것에 비해, 언어펙티드는 고어텍스를 포함해 캐주얼함과 효율성을 높인 합성섬유를 주로 활용하더라고요!

유토피아의 탄생과 지리적 환경으로부터 얻은 영감을 묘사하며 ‘펑셔널 캐주얼웨어’에 대한 비전을 관철합니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독점적으로 개발된 주름 가공 원단과 광택감 있는 소재를 사용한 아우터웨어, 파이핑(Piped) 디테일, 컨투어(Contour) 트랙 라인을 반영한 스티치 포인트 등이 특징이었는데요.

그저 ‘나답게 입는 선택’을 해왔을 뿐인데 답안지와 타협하지 않는 재미를 누리게 된 요즘. 색다른 시도에서 느껴지는 묘한 낭만이 있죠.

언어펙티드 자켓이 가진 실키하면서도 거친 원단은 아웃도어적이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무드를 그대로 끌고 가기보다는,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하의는 진한 컬러의 벨티드 데님 팬츠로, 슈즈는 릭오웬스의 지오비스켓 하이탑으로 매치했어요. 룩의 디테일을 보완하기 위해 르메르 크로와상 백을 더하고 언어펙티드의 에어팟 케이스를 키링으로 센스있게 마무리했습니다.

추가로 바시티 자켓의 샌드 컬러와 합이 잘 맞는 비니의 레터링, 그리고 은은한 그린의 슈즈까지! 더없이 클린하고 감각적인 컬러 밸런스.

튀고 강렬하게. 컬러의 극적 대비에서 엿볼 수 있는 패션의 유니크한 매력. ‘오렌지’와 ‘블루’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애정 하는 조합입니다. 조끼가 레이어드 된 형태의 오렌지 컬러 자켓에 블루톤이 진한 데님을 매치한 이유죠. 여기다 오렌지 컬러를 슈즈 로고에 맞춰준 것은 깔맞춤이 어려운 사람들도 가볍게 도전해볼 수 있는 스킬이에요.

컬러, 구조적인 디테일, 혹은 원단에 임팩트를 주는 시크한 실험! 언어펙티드의 레더자켓에서도 엿볼 수가 있는데요. 캐주얼한 무드의 이 레더자켓은 크링클 디테일이 더해져 훨씬 더 유니크하게 연출이 가능합니다.

컬러나 패턴, 경계 없는 믹스매치의 미학이란 이런 것. 언어펙티드 데님에서 느껴지는 캐주얼한 무드에 클래식, 빈티지, 그리고 펑크까지 더하여 조화롭게 버무려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