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기 공사, 창문 세척 비즈니스를 하며 살아가던 그는 20대 후반에 친구의 소개로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동갑내기 ‘알리나 로잇버그(Alina Roytberg)'를 소개받게 됩니다. 어찌나 잘 맞는지, 만난 지 9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해요. 서로의 꿈을 함께 펼치기 위해 1991년부터는 천연뷰티제품을 셀렉하는 뷰티 편집숍을 운영하면서 자체 제작 비누를 판매합니다. 유럽에서 발로 뛰면서 공수한 제조법으로 비누를 제작하죠. 사소한 물건 하나에도 개성을 추구하던 당시 뉴욕커들은 고급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프레쉬의 비누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출시 3개월 만에 800개의 비누가 모두 매진될 정도로요. 

산뜻하면서 고급스럽고 세련된 프레쉬는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단번에 훔칩니다. 세계 곳곳 전설처럼 남아 있는 전통적인 치유법을 찾아, 현대 과학 기술을 반영해 천연 코스메틱으로 발전시켜요. 가령 검투사 상처 치료용 크림을 만들었다는 2세기 로마 의학자 갈레노스의 이야기를 책에서 발견하고는, 1년 만에 체코의 한 수도원을 찾아내어 크림 제조법을 배우죠. 이 크림은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라인인 ‘크렘 앙씨엔느’, 즉 고대의 크림으로 발전합니다.

연금술사 같은 부부는 지금도 활발히 일하고 있습니다.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전래동화와 같은 비법을 찾아다니며, 현대의 기술을 접목하여 세상에 아름다운 형태로 내보이는 일을 하고 있죠. 끝없는 호기심으로 전 세계를 탐험하고 각 서브 문화의 지혜를 자기만의 색깔로 만들어 내는 브랜드 프레쉬(fresh). ‘한 번 쓰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라고 일컬어지는 그들의 향수가 더없이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연기의 장막 안에서 취하는 느긋한 휴식.

뿌옇게 바래진 음영이 미소 지으니

덧없이 흥겨워라!

딥디크 제품의 모든 라벨은 명민한 오너이자 디자이너인 데스몬스 녹스리트와 이브 쿠에랑이 직접 디자인합니다. 각 그림에는 그 제품만의 스토리와 꿈이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특별한 이야기, 사람, 그리고 장소 등 디자이너들이 직접 겪은 라이프 스타일이 각 제품을 통해 표현되고 있어요.

가령 지금 소개해 드리는 ‘딥디크 볼류트’는 창립자 이브 쿠에랑이 1930년 사이공행 여객선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기억을 후각적 풍경으로 담은 것입니다. 마르세유와 사이공 간을 운항하는 여객선 상갑판에서 이브닝드레스를 차려입은 여인들이 한 손에는 긴 담뱃대를 들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고 합니다. 자세히 보면 조그마한 여객선에서 담배 향이 뿜어져 나오는 그림을 볼 수 있죠. 담배 향은 ‘이집트산 라이트 담배’향이었다고 해요. 뻐끔뻐끔 피어나오는 담배 연기는 여인들의 고급스러운 파우더 향과 섞여드는데, 이 오묘한 향은 딥디크 볼류트에서 베이스의 ‘아이리스’ 노트로 표현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