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이 그저 그렇게 지나가는 게 아쉬울 만큼 날씨가 따뜻해졌습니다. 목련 잎이 떨어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앞의 풍경을 잘게 조각내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사랑과 행복이 피어나는 계절, 봄. 이젠 정말 봄입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에서 달달한 커피 한 잔, 귀여운 소품 그리고 봄 향기에 취하는 술 한 잔을 곁들인다면 그것만큼 평화로운 나날이 또 없을 테죠. 성수, 한남, 서촌 등 어디 내로라하는 동네는 이미 방문하셨다면, 이번에는 ‘상수동’으로 떠나보시길. 고소한 봄 내음을 즐기다가 들어서면 좋을 상수동 공간 3가지를 한데 모아봤습니다.

오보이!(OhBoy!)라는 매거진을 아시나요? 오보이!는 2009년에 창간한 문화잡지로 지구의 미래와 동물과의 공존에 대해 얘기합니다. 지금 소개해 드리는 상수동의 ‘오보이샵’은 오보이 매거진에서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이에요.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친환경적으로 제작되거나 지구 환경을 위해 기여를 하는 브랜드, 타임리스 디자인 제품이나 환경, 동물 복지 관련 서적들이 집약된 공간이죠.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한라봉'과 '와인처럼'입니다. 한라봉은 한라산과 제주 감귤 주스를 1대1로, 그리고 와인처럼은 처음처럼과 홍초를 2대1로 섞어 마시는게 정석이죠. 비이커에 들어있는 주스, 홍초를 스포이드를 사용해서 직접 소주 잔에 넣는 재미를 누릴 수 있어요. 직접 술을 제조해 보는 이색적인 추억을 경험할 수 있지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조합은 얼큰한 바지락 술찜과 한라봉. 달콤한 술과 분위기에 절로 취하게 될 겁니다.

저의 방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봄볕에서 뒹굴뒹굴하는 고양이들이 보입니다. 달빛과는 춤을 추던 고양이들이 따사로운 햇살 밑에서는 가만해지더군요. 나른한 표정으로 눈을 껌벅이면서 길게 기지개를 피우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히 웃음이 나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문명’인데, 거기 나오는 주인공 고양이가 현실에 있다면 이렇게 사랑스럽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요.

“난 매력적이야, 난 고양이거든!”

선우정아의 ‘고양이’. 뮤직비디오는 길고양이를 의인화한 배우가 고양이들의 나른하고 상큼한  일상을 표현합니다. 노래는 얼마나 또 사랑스러운가요. 생각지도 못한 멜로디 진행, 솔직하고 직선적인 가사 전달 방식이 이 노래의 특징. 선우정아 특유의 살짝 허스키하고 울림 있는 목소리가 더해지니 도도하고 자존심 센 여왕 고양이가 절로 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