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위에 핀 꽃 한 송이를 상상해 봅시다. 들판에 피어야 할 꽃이 왜 절벽에 있을까요. 혼자 덩그러니 앉아있는 외로운 자태가 안타깝기도, 끝없이 펼쳐진 아래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 부럽기도 합니다. 절벽과 꽃, 다른 심상을 일으키는 둘이지만 함께하니 묘한 감동을 선사해 주는 이유. 서로 다른 느낌을 품고 있는 단어라는 사실이 포인트입니다.  마치 ‘소재’를 다채롭게 섞어 입는 오늘날의 패션처럼요.

컬러에 이어 ‘소재’역시 패션에서 중요한 한 축을 이룹니다. 그래서 오늘 소개해 드릴 주제는 ‘소재의 믹스매치’. 소재를 믹스매치한다는 것은 울, 린넨, 시폰, 나일론, 코듀로이와 같이 의류 원단이 다른 옷들을 함께 걸쳐 입는 방식을 가리키죠. 다양한 질감이 서로 잘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조화는 패션을 더욱 세련되고 풍부하게 물들이는 효과를 선사해 줍니다. 신선하고, 또 고급스럽기도. 이고진 패션 아티스트들에게 던진 몇 가지 질문들을 통해 ‘소재 믹스매치’를 정복해 보시길!  

훨씬 더 다채롭게, 유니크한 룩을 입을 수 있다는 것. 소재가 다른 옷들을 입으면 비록 비슷한 컬러일지라도 뻔해 보이지 않아요.

그리고 어떤 소재를, 몇 가지 섞느냐에 따라 무드를 다르게 표현할 수 있지요. 가령 니트 탑에 스웨트 팬츠를 더한다면, 캐주얼한 미를 강조할 수 있습니다. 과감하게 꾸미고 싶은 날에는 레이스에 퍼, 레더의 옷을 함께 매치해 볼 수 있겠죠.

이렇게 서로 다른 소재의 옷이라도 주저 없이 매치하다 보면, 한정된 아이템으로도 보다 다채로운 스타일링이 가능해집니다. 옷 하나를 돌려 입는 경우의 수가 커지는 것! 

옷을 좋아하시는 사람들은 특정한 ‘소재’에 대하여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을 거예요. 레더 소재를 보며 섹시한 분위기를 느끼거나 실크 소재에서 아방가르드한 무드를 떠올리는 식이죠. 각각의 심상을 품고 있는 소재들을 다채롭게 활용하면서, 자기가 입고 싶은 패션을 직관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소재 믹스매치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죠. 말씀하신 것처럼, 위아래 소재가 똑같은 ‘청청’이나 ‘수트 셋업’, ‘원피스’ 등을 제외하면 거의 다 소재의 믹스매치에요. 한때 자주 입었던 데님 위에 블라우스 입기, 후디집업과 레더 재킷 함께 입기 등, 그 시절 우리가 누렸던 그 모든 조합들요.

그러나 우리 이고진 구독자분들 만큼은 조금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샤랄라 한 프릴 원피스에 투박한 레더 부츠를 신어버리거나, 쓰리피스 수트에 캐주얼한 블루종을 함께 매치해 보는 거센 도전 말입니다.

총 ‘3 STEP’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가장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비슷한 컬러이되, 소재가 서로 다른 옷들을 함께 입는 겁니다.

다음으로는 동일한 소재의 옷을 2개 이상 입어 통일감을 주면서, 독특한 소재의 아이템으로 원 포인트 주기. 이때는 컬러가 달라도 상관은 없겠지요. 패션 고수가 위한 마지막 발걸음으로는 컬러, 소재 이외에 패턴까지 야무지게 섞어서 좀 더 유니크한 연출을 하는 것입니다.

소재가 품은 이미지에 힌트가 있어요. 가령 레더는 그 자체로 투박하면서 섹시한 느낌을 주지요. 이런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은 ‘레더’를 강조하고 싶어 합니다. 코튼 셔츠와 레더 팬츠를 함께 입고, 일반 벨트가 아닌 ‘웨스턴 벨트’를 더해보는 식. 섹시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극대화되는 흥미로운 효과를 누릴 수 있어요.

특정 소재감이 나타내는 이미지의 아이템으로 스타일링을 보완해 보세요. 훨씬 더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는 패션이 될 겁니다.

크로셰로 짜인 아이템들에 주목해 보는 중! 젠더리스한 스타일링이 각광을 받고 있는 요즘, 남녀노소 불문하고 크로셰와 같은 과감한 소재를 찾아 원하는 무드를 완성해 보시길.

블루마린 컬렉션에서 등장한 하늘하늘한 실크에 홀려버렸습니다. 페미닌하면서 섹시한 실크 탑에 데님 진, 레더 부츠 조합이라니. 이 세상 멋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원래는 저도 면 셔츠에 슬랙스만 입었어요. ‘무난한’, 그리고 어떻게 보면 ‘당연한’ 조합을 고집했습니다. 그런데 이고진을 꾸준히 발행하다 보니 저의 패션 습관도 점차 바뀌었는데요. 이제는 고급스러운 셔츠 위에 쫀쫀한 튜브탑을 매치해버리는 무모한 행위마저 스스럼없답니다. 처음으로 이고진에서 '믹스매치'라는 주제를 다뤘을 때부터, 저만의 패션을 찾아나가는 설레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이고진을 봐주시는 여러분들도 당장 옷장을 열어 다채로운 옷들로 나만의 패션쇼를 열어보시길. 혹시 몰라요. 아무도 도전하지 못했던 멋스러운 조합이 탄생할지도!

피케 원단의 유니크한 바디수트를 발견했어요. 사이드의 스트링 디테일이 참 매력적인데요! 여기에 밴드 로고가 포인트인 브리프를 착용해서 겹겹이 레이어드된 느낌을 극대화했습니다.

하의로는 바디수트 만큼이나 유니크한 레깅스 팬츠를 더했는데요. 쫀쫀한 나일론 원단으로 제작된 카우 패턴 레깅스는 몸의 아리따운 굴곡을 고스란히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단 있는 코딩 레더 쇼츠가 덧대어 지자 부드러움과 강함이 함께 공존하는 묘한 느낌을 선사해 주네요.

‘수트 – 브리프 – 레깅스 – 쇼츠’ 순으로 각각 다른 소재들이 믹스매치되었습니다. 은은한 화이트로 통일감을 자랑하는 가운데, 복숭아 컬러의 러버 롱부츠로 포인트를 부여하면 1차 완성. 눈과 손이 심심할 땐 토트백과 선글라스를 더해주는 센스도 누려볼 수 있겠지요.

소재가 믹스매치되고 레이어드가 왕창 들어가면서 유니크하면서도 편안한 룩이 탄생했습니다. 자, 어떠한 가요. 들어간 컬러는 몇 개 없지만 아이템 각각이 가지는 소재가 독특하니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지요!

클래식해 보이지만, 왠지 모르게 어딘가 또 힙해 보이는 이유. 마치 물과 기름과 섞여버린 듯 즐거운 이질감을 선사합니다.

망사형 니트, 밑단에 길게 원단 디테일이 유니크합니다. X형 탱크탑과 함께 할 때 쓰임이 쏠쏠합니다. 맨살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방지해 주지요. 여기다 타탄체크가 매력적인 클래식한 와이드 팬츠를 더하고, 면으로 제작된 전통적인 굽의 신발을 매치하여 캐주얼한 미를 부각시켰습니다.

가방의 경쾌한 컬러는 포인트, 모자의 우븐 소재와 반대되는 레더 소재의 키링으로 착장에 무게감을 더했습니다. 어색하지 않은 컬러 조합과 다채로운 소재를 활용한, 완성도 높은 룩의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