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UG가 가진 세가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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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18.

💌 RUG가 가진 세가지 목소리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RUG'

깔개 ·무릎덮개 등으로

사용하는 엉성한 조직의 직물.

2022.05.10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주말 잘 보냈어?" 물어봐 주는 사람이 좋다. '당신의 주말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으로 들린다. 색으로 치면 아주 진한 노란색이다. 활력 있는 일상의 엔진 같은 색. 서로를 아끼는 모든 긍정적인 마음을 함축한 아름다운 시, 묻지 못하는 안부 너머에 있는 먼 안녕까지 챙기는 색이다.

이번 주말은 갓 구운 베이글과 뜨거운 커피, 신선한 과일과 함께 보냈다고. 그야말로 봄 했다고 전한다. 당신의 주말은 어떠했을까. 대답과는 상관없이 앞으로의 모든 주말이 노란색 같기를 바란다. 한 송이의 유채꽃 마냥 매일매일 쾌활한 자태를 뽐내며 꿋꿋하게 서있기를 바란다. 봄의 복판에서, 긍정의 힘을, 그 고소한 내음을 맡는 순정을 안고 바스락거리며 살아가길 바란다.

디자이너 유현상.

※ Design commen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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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rs Deli & Grocery (페얼스 델리 앤 그로서리)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하는 곳인데, 그 느낌과 에너지를 디자인에 담아보고자 했다고. 가히 미국스러운 폰트와 컬러감을 자랑하는 이 러그는 어느 가정집의 1인 소파 밑에 가지런히 자리하고 있을 것만 같다.

2022.05.13

요즘 내가 이상하다. 날씨가 더워져서 그런지. 마음속에 뜨거운 태양의 불길이 일고, 그 태양에 양분을 빼앗겨 에너지마저 재가 되어 타버린다. 아무리 찬물을 끼얹어도 불길은 이곳저곳에 번진다. 화재만 진압하려 애쓰다가 하루가 끝이 나버릴 때도 있다. 깊은 밤이 오면 황량한 마음에서 시선을 떼어 원래 내 것이었던 백색의 하늘과 산을 바라본다. 하염없이 본다. 다행히 낮에 잠재워 까무잡잡하게 불타 사라진 건 열정이 아니었다. 내가 아니었다. 진짜 나는 그해 봄 아니고 건조한 계절도 아닌 곳에서 잘 지내고 있었다.

에디터 허아란.

※ Design commen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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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와 모던이 조화롭게 섞인 공간에 자리할 것만 같다. 아파트인데도 마치 주택처럼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길 수 있을 터. 러그가 위치한 방의 한쪽 벽면에는 빈티지한 사진과 소품들로 가득 메우고 싶다.

2022.05.15

처음 집을 꾸몄을 때 가장 신경이 쓰였던 건 현관문 앞 러그였다. 심플하고 깔끔한 살림살이 사이로 혼자 튀는 ‘개성’을 주장했다. 이 기이한 형태의 마녀 덕분에, 우리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뚱한 표정으로 반기는 꼴이 됐다.

날카로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고, 그저 겨울 마녀로만 치부해 버리는 것은 말 그대로 ‘버려버리는 것’이기에. 생각을 바꾸었다. 본래는 마녀가 아닌 요정일지도 모른다고, 그저 어두운 그림자가 예쁜 요정의 마음을 참혹히 덮어버린 모습일지도 모른다고. 보다 깊은 저 어둠에는 겉보다 더욱 적나라한 아픔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요정봉이 아닌 철퇴 같은 무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그 이면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본래 세상에는 어두운 사람이 없다고 믿어서. 단지 밝음을 잠시 잊어버린 존재만이 있을 뿐.

디렉터 황예인.

※ Design commen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