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고 그냥 쉬엄쉬엄 살고 싶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은 요즘입니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엄습해오는 불안감 때문에, ‘휴식’이란 적잖은 용기가 필요한 행위가 되어버렸어요.

회색 빌딩 사이로 투명한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서울 도심을 관통하는 청계천은 잠깐이나마 우리의 숨통을 틔워주는 쉼, 그 자체입니다. 반짝이는 윤슬을 가만히 바라보고, 물 흐르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 그만이에요. 청계천에 방문한 김에 여기저기 뷰가 멋진 카페를 옮겨 다니며 달달한 디저트를 먹고, 여유롭게 식사도 하는 소중한 휴식을 누려보시길. 언제나, 늘 그리워했던 삶의 모습과 닮아있을 겁니다.

종로를 거닐 때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나요? 어쩌면 잊고 살았던 일상의 풍경을 마주할지도 모릅니다. 브런치 카페 ‘노우즈종로’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과거를 추억하는 시간을 마련해 주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각자의 추억과 사연이 담긴 종로의 한 풍경 속에서 마음껏 쉬어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청계천에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다면, 느긋하게 브런치를 즐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노우즈종로’는 외지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주민 픽 브런치 맛집이에요. 단정된 인테리어 배치와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감각적인 공간이죠. 둘이 방문하면 브런치 2인 세트가 딱 알맞습니다. 부라타치즈 샐러드, 파스타, 훈재햄 라따뚜이와 수란으로 단단한 구성을 자랑하니까요.

2016년 서촌에서 시작한 작은 커피가게. 이제는 종각역 보신각으로 이전하여 작은 커피가게 상화 상점, '서울 상회'로 변신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에디터인 제가 근래 방문했던 카페 중에서 제일 좋았는데요. 특별한 장치 따위는 없지만 공간을 메우는 좋은 음악, 창밖의 가을 풍경, 맛있는 커피, 그리고 책 한 권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들은 황홀한 조화를 이루어 내었죠.

작지만 아늑하고, 트렌디하진 않지만 고즈넉한 인테리어. 뻥 뚫린 통창 뷰, 그리고 맛까지 일품인 커피의 합이 너무 좋아 누구라도 이 공간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사장님만의 감성과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들로 가득 채워져있어 절로 안식을 누릴 수 있어요. 정성스럽게 내린 맛있는 드립 커피와 좋아하는 책 하나. 그 소소한 행복을 전하는 서울 상회로 발걸음을 향해 보시길.

인테리어 못지않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플레이팅과 맛을 자랑하는 메뉴, 그리고 와인들이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맛 좋은 안주 메뉴와 함께 취기가 오른 나른한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각 서울’은 조만간 종각을 대표하는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걸 직감하게 되지요. 연인, 혹은 친구와 간단한 술과 음식, 음악까지 알찬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공간을 보다 느긋하게 즐기고 싶다면 네이버 예약 후 방문하는 것을 추천.

며칠 전 친한 친구와 한강에 갔습니다. 노래를 듣는데, 친구의 플레이리스트에 꽤나 마음을 울리는 곡이 하나 있더군요. 2020년 불과 15세의 나이로 데뷔한 신예 래퍼 ‘Royal 44’의 ‘할 것(remember)’라는 곡이었습니다.

‘큰 꿈을 가질 것’, ‘항상 강하게 우뚝 있던 자리에 서있을 것’, ‘익숙함에 속아 감사함을 잊지 말 것’ 등. 내레이션에 가까운 가사들은 온통 잔소리 투성이지만, 그렇다고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았습니다. 그저 귓가에 부딪치는 가사를 아무 생각 없이 들어 보면 좋아요. 우리가 하고팠던 일은 결국, 흘러나오는 노래에 잠시 마음을 떠맡기고 쉬어 보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