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고프코어(Gorpcore)'의 매력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습니다. 고프코어란 아웃도어 활동에서 입는 옷을 평범한 일상복과 매치하여 입는 패션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아크테릭스, 머렐, 앤드윈더, 살로몬과 같은 고어텍스 브랜드를 편한 스웻팬츠, 혹은 캐주얼한 니트 후드 등과 믹스매치하는 식이죠. 기능성 의류로 편안하면서, 또 시크해 보이는 오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요즘 한국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스타일입니다.
고프코어라고 명하기에는 이 브랜드가 가진 색깔이 너무나 다채롭지만. 코프코어 스타일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키코 코스타디노브(kiko kostadinov)’에요. 작업복들을 해체해서 세련된 일상복을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오늘 이고진이 마음에 든다면 분명 고프코어라는 패션 장르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질 겁니다. 새로운 여정을 떠날 시간이에요. 열린 마음으로 천천히 다가가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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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이름이자 브랜드 명인 ‘키코 코스타디노브’. 동시대적인 디자이너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입니다.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2016에 영국에서 설립한 브랜드지만 그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했어요. CSM의 지원 프로그램인 'NEWGEN(뉴젠)'으로 선정된 천재, 매킨토시를 일으킨 신동, 스투시의 러브콜을 두 번이나 받은 디자이너 등. 각종 수식어와 찬사가 난무하지요.
우아한 실용성(Elegant Utility)를 지향하는 키코 코스타디노브의 패션 디자인은 현대적인 워크웨어 기반 위로 그 만의 독창성이 덧대어진 모습인데요. 유니폼과 워크웨어에서 영감을 받은 디테일과 패턴, 재단 방식, 그리고 복잡하고도 오묘한 실루엣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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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르메르,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브랜드가 있는 방면, 최근에 탄생하여 유구한 스토리는 없지만 굵직한 한 방 혁신을 자랑하는 브랜드도 있지요.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후자에 해당하는 브랜드입니다.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1989년 출생으로, 상대적으로 어린 디자이너에요. 그는 실제로 할아버지뻘 되는 '요지 야마모토'의 광팬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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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천재 소리를 들으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현재는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태어난 곳은 불가리아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불가리아에서는 패션과 관련하여 딱히 느낀 점은 없었다고 말하지요. 그의 패션 커리어는, 16세가 되던 해 아버지와 함께 영국 런던으로 이주하면서 시작됩니다.
열여섯 살에 런던에서 지낸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아버지를 도와 건축 현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산업현장의 기능성 유니폼들, 인부의 도구들, 공사장의 날것들을 마주치며 유년기를 보냈어요. 그러곤 IT 공부를 하였으나, 머지않아 자신의 길이 아님을 직감한 그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 입학하여 에롤슨 휴(Errolson Hugh)와 에이터 스룹(Aitor Throup)밑에서 인턴십을 마쳤습니다. 사실상 키코의 성공은 그때부터 예견되어 있었어요. 졸업도 하기 전에 학생 신분으로 스투시와 캡슐 컬렉션을 발표하고, 영국패션협회의 뉴젠 수상자로 선정됐으니까요. 그러곤 2016년에 자신의 패션 레이블, '키코 코스타디노브'를 런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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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코스타디노브는 특색을 확립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 디자이너로 인정받곤 합니다. 고민 끝에 만들어진 그만의 장기는, 독특한 커팅과 구조적인 재단으로 완성한 워크웨어에요. 눈에 익은 듯, 익숙하진 않은 키코 코스타디노브의 디자인에는 여러 유니폼들을 분해하고 결합하는 과정이 녹아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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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코스타디노브의 잠재력은 유다른 커팅. 0에서 시작하는 창조를 위한 재단은 아닙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을 분해하고 결합하여 재창조하는 식이죠. 키코 코스타디노브가 '제2의 마르지엘라'라고 불리는 이유에요. 퀄리티를 시시콜콜 따지는 다른 브랜드와는 다르게 좀 더 거친 미학이 있어요. 상체를 완전히 덮어버리는 단순한 오버사이즈 실루엣, 확연히 드러낸 솔기와 스티칭, 거기다 워크웨어의 디테일을 하나씩 가미합니다. 그래서 현대적 실용주의 패션이라고 불리곤 하는데요. 실용적인 디자인은 유지하되 대담한 톤의 컬러 팔레트를 적용하여 아방가르드한 워크웨어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평. 매우 순수하고 오롯하며, 거칠지만 또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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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코스타디노브는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어왔습니다. 우여곡절 없이 성공의 길만 걷는 그를 '될성부른 떡잎'이라고 칭하기도 하는데요. 주목할 만한 건 키코 코스타디노브가 졸업 직후에 '브리티시 패션 카운실(British Fashion Counsil)'의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사실입니다. 브리티시 패션 카운실은 JW 앤더슨, 리암 호지스, 피비 잉글리시 등 내로라하는 패션 디자이너를 후원한 명망있는 패션 협회였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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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라운 사실은 졸업도 하기 전에 스투시와 손을 맞잡은 겁니다. 2015년, 스투시는 키코 코스타디노브에게 35주년을 기념하는 캡슐 컬렉션을 위해 공동 작업을 제안한 사건. 당시 친구이자 천재 스타일리스트인 스티븐은 매거진에 실을 2벌의 의류 제작을 키코 스타디노브에게 요청했다고 하지요. 그래서 그는 스투시를 리메이크한 스웨트 셔츠를 만들었는데, 런던의 유통 업체인 김미파이브(Gimme5)의 마이클 코펠만이 그가 만든 옷을 보고 마음에 들어 했어요. 코스타디노프에게 스투시의 전체 컬렉션을 디자인해 달라는 요청까지 하게 되죠. 그 캡슐컬렉션은 런던 소호에 위치한 MACHINE-A에서 판매되어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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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마이클 코펠만은 코스타디노프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제안하고 스투시와 두 번째 협업을 진행합니다. 당시에는 신인을 기용한 스투시로 인해 팬들이 의아함을 자아냈는데요. 의심은 곧 역시나, 하는 확신으로 뒤바뀌었습니다. 단 몇 시간 내에 매진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두었거든요. 반팔과 긴팔이 반씩 조합될 정도의 자유분방함으로 무장한 모습. 스투시와의 협업으로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그의 이름을 패션계에 강렬히 각인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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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코스타디노브는 한국에서 '아식스 대란'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지요. 일명 어글리 슈즈, 발볼이 넓고 전체적으로 투박한 실루엣을 지닌, 그 키코 코스타디노브 X 아식스 운동화 말입니다. 리셀가 100만 원대를 형성하고 지금까지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 그들의 첫 번째 만남, '젤 버즈1'부터 '젤 델바', '젤 소켓', '젤 넵샤', '젤 코리카', '젤 키릴', '젤 오라니아' 등 수많은 협업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요. 점점 더 다채로워지는 컬러웨이로 팬들의 수집 욕구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전 세계 매장 앞에는 사람들이 밤을 새우며 기다렸다가 구매할 정도예요. 최근에는 ‘HN2-S 프로토블라스트’를 출시했지요. 농구와 러닝용을 설계된 과거 아식스 제품 중 일부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그 위에 아식스 스포츠스타일과 키코 코스타디노브의 미적 감각을 가미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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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 번쯤 방문하는 곳, 패션에 관심 없는 사람이면 애초에 가보지도 않는 곳이 있다면 어디일까요. 성수? 동대문? 홍대? 많은 동네들이 떠오르지만, 저는 남다는 안목을 가지고 있다면 값싼 가격으로 누구나 패션 피플이 될 수 있는 곳. 바로 '동묘'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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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키코 코스타디노브의 인스타그램에 몇 가지 사진들이 올라왔습니다. '세계 최고의 거리(Best street in the world)'라는 태그와 함께요. 사진 속에는 우리에겐 익숙한 풍경, 바로 '동묘'의 한국 아저씨들이 있었습니다. 컬러풀한 컬러, 등산복과 정장의 믹스매치, 허리까지 올린 하이웨스트 등. 키코 코스타디노브에겐 그곳이 바로 영감의 원천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맞습니다. '과거와 현재', '가짜와 진짜', '빈티지와 기능성'이 황홀하게 버무려진 바로 그 '동묘'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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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묘는 패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있는 거리다."
2019년 SS 쇼는 한국의 동묘 패션에서 영감을 받아 진행됐습니다. '아재 패션'이 이렇게 멋스러운 스타일이었나요. 과감한 컬러 매치와 함께 고무줄로 허리를 조이는 형광색 등산복, 포멀한 코트 속에 등산복을 매치하는 의상 등. 이질적인 요소의 결합으로 옷의 상징적인 역할은 아예 사라진 셈. 보는 시각에 따라 스타일은 얼마든지 다르게 정의될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일깨운 쇼였죠. 기피하던 기능성 의류와 작업복을 수준 높은 디테일과 커팅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디자인으로 발전시킨 그의 남다른 시선. 정말이지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할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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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항상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존재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과거를 기억하고는 하지요. 불가리아 출신의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1396년 오스만 제국에 의해 지배당한 5세기 동안의 불가리아를 기억합니다. 그는 그 험난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오스만 제국의 군복과, 불가리아의 전통 화가 ‘즐라티우 보야지에프(Zlatyu Boyadzhiev)’에서 영감을 받은 2023 SS 패션쇼를 선보였어요.
오스만 제국의 국복이 벨트에 턱인된 싱글 브레이스트 코트로 뒤바뀌었고, 불가리안 특유의 시어링과 레이어드 트라우저는 알파카와 셔닐 소재로 재창조된 모습입니다. 미니멀리즘이 돋보이는 테일러링, 리버서블 스타일링, 과감하면서도 간결한 오버레이 적용 등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브의 다양한 철학을 드러냈어요. 그리고 다양한 소재의 육각이 더해진 아우터 및 팬츠가 유난히 돋보였지요. 새로운 아식스 협업 신발도 선보인 이번 시즌, 유난히 멋스러운 룩 몇 가지를 함께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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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1)
라펠리스 블레이저에 마치 안감이 삐져나온듯하게 살짝 보이는 디테일이 포인트. 훤히 드러나는 넥라인에 별다른 액세서리 없이도 세련된 느낌이 듭니다. 마치 팬츠가 뒤집혀 안감의 쇼츠가 바깥으로 레이어드된 디자인이 정말 신선해요. 스트링으로 조임을 조절해 실루엣을 원하는 데로 변경할 수 있는 부분도 이 룩의 매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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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2)
시즌 메인 디테일인 리버스 디테일을 블레이저에 전반적으로 넣어 임팩트를 준다. 블레이져 내부의 마감 디테일들이 조금 변형되어 재미있게 들어가 있어 유니크하다. 신발까지 전반적으로 톤온톤 컬러배열이 조화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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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3)
시즌에 사용된 체크패턴과 퍼의 믹스매치가 멋스러운 룩입니다. 그레이와 라벤더 컬러의 조합으로 전반적으로 은은한 마력을 뽐내고 있어요. 이너웨어로 매치한 언밸런스 숄더 니트가 룩을 더 유니크하게 만들어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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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코스타디노브를 가장 EGO있게 입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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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아한 실용성을 추구하는 분들
- 내추럴하면서 스타일리시한 미를 즐기는 분들
- 평소에 고프코어 패션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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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허아란, 하한슬
DESIGNER: 황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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