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미가 뭐야?”라는 질문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령 제 친구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해 주는데요. 최근에 푹 빠지게 된 와인, 실내 클라이밍, 포토, 그리고 여행 이야기를 끊임없이 펼쳐 놓습니다. 마르지 않는 샘이에요.

그런 친구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보석이 박힌 듯 반짝거립니다. 주변의 소음, 흘러가는 시간 따위 신경 않고 오직 자신이 가진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참 예뻐 보이죠.

그래서 오늘은 조금 특별한 코스를 짜보았는데요. 부산 여행을 가더라도 꼭 내로라하는 편집숍은 가보는, 패션과 사랑에 빠진 이들을 위한. 컨셉 확고한 감각적인 카페부터, 구경하기 좋은 편집숍까지 준비했습니다. 이 중 어떤 것에 더 진심을 더할 건지는 여러분에게 달렸습니다. 관심있게 봐주시길. 플러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츠케멘은 스프에 찍어 먹는 라멘이죠. 일본의 츠케멘을 선보이는 곳, 한국에도 있습니다. 바로 부산 전포역 8번 출구에 위치한, ‘파란코’에요. 화이트와 블루로 이루어진 깔끔한 매장의 이곳에는 조금 특별한 츠케멘이 있는데요. 바로 ‘유즈츠케멘’입니다. 아직 한국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메뉴지만, 일본 현지에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메뉴죠.

파란코의 유즈츠케멘은 달달한 어패간장스프에 산뜻한 유자향을 곁들여 자가제면한 고소한 통밀면과 함께 먹습니다. 무겁지 않고 깔끔하며 돼지육수, 야채육수, 어패류의 풍미까지 그 모든 것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으시다면, 파란코의 돈코츠라멘도 추천드려요. 국내산 무항생 돼지뼈로 40시간 이상 육수를 끓여서 전수받은 비법 타레와 버무린다고 하니. 본 고장 돈코츠의 맛의 진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에디터인 제가 아무 생각 없이 전포동 거리를 지나가다 분위기에 홀려서 들어간 카페입니다. 외관이 마치 비밀스러운 동굴 같았거든요. 작년 여름이었는데, 환한 바깥과 달리 이 카페의 내부는 마치 우주의 다른 행성에 온 듯 깜깜하고, 묘한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그 이름하여 ‘차르콜’. 차콜 컬러의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가진 카페죠.

조용하고 다크한 내부에는 커다란 돌과 조명이 감각적으로 배치되어 있는데요. 심지어 자리도 마주 보는 것이 아닌, 나란히 앉는 방식이라 속닥속닥 비밀이야기 하기 좋은 분위기예요. 직접 방문한 에디터의 최애 메뉴는 자체 블렌딩 밀크로 만든 차르콜 라떼와, 꾸덕꾸덕한 말차 테린느였습니다. 얼마나 달콤한지 지금도 일상생활하다가 간간이 생각날 정도!

‘고객의 클레임이 없을 만큼의 완벽한 제품을 소개한다’는 의미로 2007년에 탄생한, ‘노클레임’. 컨템포러리 의류 편집숍으로써 현재는 국내외 50개 이상의 매력적인 브랜드를 발굴하여 소개하고 있는 공간입니다. 1층에는 더뮤지엄비지터, 언어펙티드, 애프터 프레이 등 도메스틱 브랜드를, 지하에는 아테나 디자인, 런던 트레디션, 니들스 등 해외나 아웃도어 브랜드를 위주로 진열했다고.

헤리티지 있는 브랜드를 캐주얼하게 국내에서 소개하겠다는 이창건 대표의 포부가 노클레임 스토어의 브랜드 셀렉 능력에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옷 좋아하면 꼭 한 번 가보시길. 각 브랜드마다 기반하고 있는 시대와 장소는 다르지만 결국 클래식으로 귀결된다는 그들의 철학 덕분인지, 브랜드 히스토리와 디테일의 이유 등 섬세한 패션 영감을 받을 수 있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