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끄러운 알람 대신 따사로운 햇살이 저를 깨웠습니다. 침대 머리맡에 내리 앉은 봄볕을 발견했어요. 봄의 한자락이 찾아오기 전까지 제 방은 복잡하면서도 심심했고, 꽉 차 있으면서도 황량했는데요. 곧게 뻗어 들어오는 햇빛 한 줄기에 동화 같은 상상을 했습니다. 집 밖은 온통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어쩌면 우리 집은 쫑알거리는 새소리가 들리는 아늑한 통나무집일지도 모른다는.

문득 이런 기적 같은 햇살 한 줌이 그리워진다면, 무작정 기다리기보단 직접 만들어 보시길. 여러분이 머무는 공간을 ‘제3의 세계’로 바꿔줄 ‘캔들’로요. 심지에 불을 붙이는 그 작은 몸짓 하나면 적극적으로 내가 속한 세계를 취향껏 설계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비가 온 뒤 젖어있는 울창한 숲으로, 분홍빛 노을 번지는 하늘 열기구로, 철썩이는 파도를 나른하게 바라보는 해변가로. 그래서 이번 EGOZINE에서는 바쁜 하루에 몸과 마음까지 지쳐버린 여러분들을 위해, 지친 육신이 쉬어갈 공간을 상상하게 만들어줄 캔들 3가지를 소개합니다. 코끝을 자극하는 부드러운 감각이 전신에 퍼지면 기분 좋은 상상과 함께 은은한 졸음이 밀려올 겁니다.

최상의 왁스 배합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자연 그대로를 선물한다는 모토를 가진 프리미엄 향기 브랜드, 우드윅(WOODWICK). 80여가지가 넘는 다양한 향과 심플한 디자인으로 캔들 러버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우드윅 캔들의 가장 큰 특징은 심지가 우드로 되어 있는 것. 나무 심지가 불에 타면서 타닥타닥 자연의 소리가 나는 걸로 유명해요.

차분하게 내려앉는 묵직함이 마치 밤의 호수를 닮았다는. 호수에 비치는 달빛, 그 위로 상록수들이 내려다보이는 상쾌하고 시원한 밤 분위기를 떠올려 주시길. 달빛이 부서지는 잔잔한 물결, 그 사이로 스며드는 상쾌하고 시원한 솔잎 향조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브리티시 감성을 대표하는 니치 향수 브랜드, 조 러브스(JO LOVES). 생소한 네임이지만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아이코닉한 향들을 탄생시킨 천재적인 조향사, 조 말론 CBE(대형제국훈장)가 2011년에 론칭했어요. 개인의 취향이나 TPO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향수가 아닌 기호와 시대를 뛰어넘는 향수를 만들겠다는 결심 아래에서 탄생했죠.

장미로 집을 채우는 것을 좋아했던 조말론 CBE이 사랑, 축하,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을 향으로 표현했어요. 장미 한 다발보다 더 의미 있는 선물이 되어줄 캔들이죠.

장미에 어우러진 허브 내음에서 느껴지는 희망은 매일같이 지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소중한 이에게 선물하기에 딱인데요. 저 멀리 홀로 새초롬하게 서 있는 붉은 장미, 그 외로움을 위로하듯 사방으로 흩어지는 풍성한 레몬빛 가루는 시간을 초월한 사랑과 아름다움을 전합니다.